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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소비

지친 심신을 위로해준 내 영혼의 소고기 한 점

면목동 금별축산에서 구입한 투뿔 꽃등심과 부채살. 각 1팩씩.

₩72,000

 

바로 어제 아이들 돌잔치를 했습니다. 아무리 가족만 모시고 치르는 행사라 하더라도 신경 쓸 것이 참 많더라고요. 제 동반자가 행사 진행 담당자들과 이것저것 조율하는 동안 저는 성장동영상을 편집하고 사회자를 섭외하고 답례품을 준비했습니다.

 

잔치는 무사히 치렀어요. 그런데, 어느 정도 예견은 했습니다만, 오늘 아침엔 몸이 말을 듣지 않더라고요. 특히 아기를 안고 있던 팔이 유난히 욱신거렸습니다. 쌍둥이를 양육 중이라 ‘바톤 터치’ 한다고 해서 누구 하나 잠시간 쉬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서로서로 바꿔서 안았거든요. 스냅 촬영하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번갈아가며 두 아이를 안고 있느라 애 좀 썼습니다. 그랬더니 아침 기상부터 힘에 부치더라고요.

 

그러다 오후 무렵 "허한 것 같아"라 하는 동반자의 말에 제가 “소고기나 구워 먹을까?” 하고 물어보니 “오호!”하고 화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최근 아무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중이긴 하지만 큰 마음먹고 소고기를 좀 사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이들을 재운 다음 조용히 구워서 냠냠 먹기로 하고 바깥 볼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오랜만에 정육점에 들립니다. 

 

 

지난 여름 동네 가까운 정육점에서 구입했던 고기가 맘에 썩 들지 않아 이번엔 검색을 좀 해봤어요. 사가정역 근처 신한은행 길 건너편에 자리한 <금별축산>이라는 곳인데, 네이버 지도 앱이나 카카오맵에서 확인한 리뷰가 괜찮더라고요. 길이 좁은 곳이라 정면에서 업장을 촬영하진 못했지만 밖에서 얼핏 봐도 깔끔합니다. 노포 맛이 나도 좋긴 하겠지만 언젠가부터는 뭔가 깔끔한 곳이 좋고 그래요. 

 

사가정역 신한은행 길 건너편에 자리한 금별축산

 

처음엔 부채살과 치마살을 살까 하며 고민을 했는데, 그 옆에 꽃등심 모양이 너무 좋더라고요. 새우살도 붙어있고요. 마블링도 훌륭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변경하여 꽃등심과 부채살을 구입했어요. 둘을 합하면 대략 3~4인분 정도의 양. 가격은 7만2천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이 없네요..

정육점에서는 제가 고르는 사이 두 분의 손님이 더 들어와 기다리시는 바람에 카메라를 켜니마니 하기가 송구했고, 집에 가서 찍어야지 했던 것은 빨리 먹고픈 마음에 까먹어버렸습니다. 뭐.. 하지만 다들 아시잖아요? 마블링 예쁜 고기의 단면이 어떤줄 아시잖아요.. 그 씹을수록 고소해지는데 어느새 녹아 사라지는 그런 소고기의 맛... 다들 잘 아시잖아요?....

 

남은 사진이라곤 다 먹고 나서 '아차!'하며 찍은 부채살 패키지 하나. 그마저도 꽃등심 라벨은 벌써 쓰레기통에 들어가 없습니다... 

 

투뿔 한우 부채살 218그람에 27,250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소고기 덕분에 힘을 내어 오늘의 포스팅을 하고 갑니다. 

그러고 보면 맛난 음식의 힘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걸 안도감이라 해야 할까요? 가치 있는 먹을거리를 구해와 사랑하는 사람과 나눠 먹으며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는 그 자체에 안심하게 되고 또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힘을 내게 되지요. 

 

요즘은 힘들면 일단 쉬고 보는 까닭에 어쩌면 오늘도 포스팅 없이 넘어갈 뻔 했습니다만, 질 좋은 소고기 먹고 힘내서 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성실하게 해보겠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